Saturday, June 13, 2009

숨막히는 외로움 (1)

외로움이라는 고통스러운 경험에 돌입하는 것은 절대로 쉬운 게 아니다. 우리는 외로움이라면 근처에도 가고 싶지 않다. 그렇지만 그것은 인생의 어느 순간, 누구에게든 닥치는 경험이다. 어렸을 때 눈이 사시라고 같은 반 친구들의 놀림을 받았을 때 느꼈을 수도 있고, 고등학교 시절에 들고 싶은 운동부에 들지 못해 그랬을 수도 있다. 대학생이 되어서는 모두가 학점 얘기나 하고 좋은 친구는 찾기 힘들었던 경험이 있을 수 있다. 혹은 어떤 운동단체에 가담했을 때 아무도 자신의 제안에 귀기울이 않았던 경험이 있을 수도 있다. 선생이라면 자신이 공들여 준비한 강의에 학생들이 아무런 반응을 보이지 않게 느껴지는 경험이 있을지 모른다. 목사나 신부라면 좋은 뜻으로 행하는 자신의 설교를 들으며 조는 사람들을 보고 외로움을 느낄지도 모른다. 그리고 직장생활에서 일상적으로 갖는 회의에서, 학회에서, 상담시간에, 기나긴 사무실 근무시간에, 단조로운 노동을 하며, 혹은 혼자 책을 읽을 때 지속적으로 집중해서 읽을 수 없는 책에서 눈을 떼고 다른 데를 쳐다보며 그런 느낌을 가질지 모른다. 사실상 인간이라면 거의 모두 정도의 차이는 있겠지만 그와 유사한 - 혹은 그보다는 더욱 극적인 - 상황에 놓이게 마련이다. 이 때, 내면에 그 이상한 좀먹는 듯한 느낌, 그 정신적인 공허감, 그 마음을 어지럽히는 불안감을 느끼며 “외롭다”는 생각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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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처해진 현대사회는 외로움을 더욱 예리하게 느끼게 한다. 우리는 가장 친밀한 관계마저도 경쟁과 겨룸의 부분이 되어버린 세상에서 살고 있다.

- Henri J.M. Nouwen, Reaching Out (Doubleday, 1986), pp. 23-24.
Trans. Gen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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