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님이 까마귀에게 말을 가르치려고 했다
‘사랑.’ 하나님이 말했다. ‘사랑, 이라고 말해보아라.’
까마귀가 입을 크게 벌리자 흰 상어가 바닷속으로 첨벙 떨어져
옆질하며 자신의 깊이를 찾아 내려갔다
‘아니, 아니.’ 하나님이 말했다. ‘사랑, 이라고 말해보아라. 다시 해보아라. 사랑.’
까마귀가 입을 크게 벌리자 청파리, 체체파리, 모기가
붕하고 나오더니 각각 잡다한
고기를 찾아 내려갔다
‘마지막으로 한 번 더 해보자.’ 하나님이 말했다. ‘자, 사랑, 이라고 해보아라.’
까마귀가 경련하며 입을 벌리고 구역질을 하니
남자가 몸뚱이는 없이 머리만
땅위로 불쑥 나오더니 눈을 굴리며
항의의 말을 재잘거렸다 -
하나님이 미처 막기 전에 까마귀가 다시 구역질을 했다
그러자 여자의 음문이 덮치더니 남자의 목을 조였다
둘이 잔디에서 버둥거렸다
하나님이 둘을 떼어놓으려 버둥거렸고, 욕을 하고 눈물 흘렸다 -
까마귀는 죄책감을 느끼며 어디론가 날아갔다
- Ted Hughes, Crow's First Lesson (1970)
Trans. Gen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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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unday, May 3, 2009
Monday, March 23, 2009
Friday, March 20, 2009

실존주의 노래
옛날 옛날에
필사적으로 달리는
사람이 있었다
그것은 그의 운명이었다
괴로운 운명이었다
하지만 운명은 운명
그는 계속 뛰어야 했다
그는 운명에 대해 의문을 갖기 시작했다
필사적으로 달리는 것에 의문을 갖기 시작했다
누구지? 왜 그러지?
내가 무슨 경마장 토끼 인형도 아닌데?
그는 마침내 결심했다
아무도 그를 바보 취급할 수 없었다
배짱이 필요하겠지만
그래 그는 할 수 있을 것이다
그래 그래 그는 달리기를 멈출 수 있다
고통스럽다! 고통스러운 것은
달리기에서 자신을
비틀어내는 것이었다
광활하다! 그리고 홀연
사막 한복판 텅빈 곳의
고요함이 있다
그는 그곳에 섰다 - 멈추었다
북으로나 서로나 동으로나 남으로나
아무도 보이지 않았기에
엄청난 기쁨에 웃음을 웃고
두 주먹을 쳐들어
우주를 향해 흔들어댔다
그러자 그의 두 주먹이 떨어져 나갔고
그의 두 팔이 떨어져 나갔고
그는 비틀거렸으며 이내 두 다리도 떨어져 나갔다
그를 찢어놓고 있는 것이 개떼라는 것을,
그는 사실 경마장의 토끼 인형이라는 것을
그가 깨달았을 때는 이미 너무 늦었다
삶은 개들에 의해서만 영위하고 있었다
- Ted Hughes
Trans. Gene

당신의 왕국에서
나뭇잎이 되고자 하니
나는 한 순간 나뭇잎
당신의 완전함 보이니
나는 내 얼굴과 손에
다시 말려들어가네
파열된 가죽 끈에서 퉁겨진
전기 처형된 사람처럼
- Ted Hughes, from Gaudete (1977)
Trans. Gene

마침내 지구와 충돌했다 -
내가 얼마나 떨어질 수 있을까
해초 한 줄기
내 음식물에 표류하고
산은
하늘의 돌에 뿌리를 두고
바다는
난도질하는 물과 달 귀신으로 가득하고
먼지는
물의 조각들을 어찌 맞출지 모르는 내 머리에
많은 북극을 가리키는 바늘 같은 내 머리에 있다
피의 방주
노인들이 여는 마술 주머니,
긴히 필요할 때 소용없는 것
오류 그리고 오류
격정의 리본으로
장식되어 있다
- Ted Hughes, from Gaudete (1977)
Trans. Gene
Thursday, March 19, 2009

까마귀의 신학
까마귀가 하나님의 사랑을 깨달았다
그게 없었으면 비상飛翔 횡사했을 테니까
그것으로 그것은 입증되었다
까마귀가 경탄하며 심장 박동에 기대었다
그리고 하나님이 까마귀 어語를 한다는 것을 깨달았다
존재한다는 것 자체가 그의 계시였다
그런데 무엇이
돌을 사랑하고 돌의 언어를 말하지?
돌도 존재하는 것 같은데
소란스런 까마귀 소리가 잦아들 때
저 이상한 고요를 말하는 것은 무엇이지?
그리고 줄에 묶여 박제되는 까마귀에게서
똑똑 떨어지는 산탄총알은 무엇이 사랑하지?
까마귀는 하나님이 둘 있음을 깨달았다
한 분은 다른 이보다 훨씬 컸고
원수를 사랑하고
모든 무기를 가지고 있다는 것을
- Ted Hughes, How Water Began To Play from Crow
Trans. Gene

물이 살기를 원하여
태양에게 가더니 눈물 흘리며 돌아왔다
물이 살기를 원하여
나무에게 가더니 나무가 타 눈물 흘리며
나무가 썩어져 눈물 흘리며 돌아왔다
물이 살기를 원하여
꽃에게 가더니 시들어 말라 눈물 흘리며 돌아왔다
물이 살기를 원하여 자궁으로 가더니 피를 만나
눈물 흘리며 돌아왔다
물이 살기를 원하여 자궁으로 가더니 칼을 만나
눈물 흘리며 돌아왔다
물이 자궁으로 가더니 구더기와 썩음을 만나
눈물 흘리며 돌아오더니 죽기를 원하더라
남아 있는 욺이 없기까지 물은
지칠 대로 지치고 맑을 대로 맑아져
모든 것의 바닥에 처하더라
- Ted Hughes, How Water Began To Play from Crow
Trans. Gen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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