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unday, May 3, 2009

하나님이 까마귀에게 말을 가르치려고 했다
‘사랑.’ 하나님이 말했다. ‘사랑, 이라고 말해보아라.’
까마귀가 입을 크게 벌리자 흰 상어가 바닷속으로 첨벙 떨어져
옆질하며 자신의 깊이를 찾아 내려갔다

‘아니, 아니.’ 하나님이 말했다. ‘사랑, 이라고 말해보아라. 다시 해보아라. 사랑.’
까마귀가 입을 크게 벌리자 청파리, 체체파리, 모기가
붕하고 나오더니 각각 잡다한
고기를 찾아 내려갔다

‘마지막으로 한 번 더 해보자.’ 하나님이 말했다. ‘자, 사랑, 이라고 해보아라.’
까마귀가 경련하며 입을 벌리고 구역질을 하니
남자가 몸뚱이는 없이 머리만
땅위로 불쑥 나오더니 눈을 굴리며
항의의 말을 재잘거렸다 -

하나님이 미처 막기 전에 까마귀가 다시 구역질을 했다
그러자 여자의 음문이 덮치더니 남자의 목을 조였다
둘이 잔디에서 버둥거렸다
하나님이 둘을 떼어놓으려 버둥거렸고, 욕을 하고 눈물 흘렸다 -

까마귀는 죄책감을 느끼며 어디론가 날아갔다

- Ted Hughes, Crow's First Lesson (1970)
Trans. Gen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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