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aturday, May 23, 2009
오늘밤 나는 세상에서 가장 슬픈 시를 쓸 수 있다
즉 이런 것이다. “밤하늘에 별이 가득하고
파란 별들은 멀리에서 떨고 있다.”
밤바람이 하늘에서 돌며 노래 부른다
오늘밤 나는 세상에서 가장 슬픈 시를 쓸 수 있다
나는 그녀를 사랑했고 그녀도 때론 나를 사랑했다
오늘밤 같은 밤이면 나는 그녀를 품에 안고
광대한 하늘 아래 수없이 키스를 했다
그녀는 나를 사랑했고 이따금 나는 그녀를 사랑했다
그녀의 커다랗고 잔잔한 눈을 어찌 사랑하지 않을 수 있었겠는가!
오늘밤 나는 세상에서 가장 슬픈 시를 쓸 수 있다
그녀가 내게 없다고 생각하면! 그녀를 잃었다는 느낌이란!
광대한 밤, 그녀가 없어 더욱 광대한 밤의 소리를 듣는 것이란!
이슬이 풀잎에 듣듯 시가 영혼에 떨어진다
나의 사랑으로 그녀를 붙잡아둘 수 없다면 어떠한가?
밤하늘에 별이 가득하고 그녀는 내 곁에 없다
그게 전부다. 멀리 저 멀리 누군가 노래한다. 멀리 저 멀리
내 가슴이 그녀를 찾고 그녀는 내 곁에 없다
같은 나무를 희게 하는 같은 밤
우리, 그전의 우리는 더 이상 같은 우리가 아니다
나는 더 이상 그녀를 사랑하지 않는다. 하지만 얼마나 사랑했던가
내 목소리가 바람에 스며들어 그녀의 귀에 닿았다
누군가 다른 사람의 귀에. 그녀는 한때 내 키스에 속했듯이
누군가 다른 사람에게 속할 것이다
그녀의 음성, 그녀의 경쾌한 몸, 그녀의 무한한 눈
나는 더 이상 그녀를 사랑하지 않는다, 맞다
하지만 어쩌면 나는 그녀를 사랑한다
사랑은 너무 짧고 망각은 너무 길다
오늘밤과 같은 밤이면 나는 그녀를 품에 안았기 때문이다
그녀가 없자 내 영혼은 길을 잃었다
이것이 그녀가 내게 주는 마지막 아픔인지 모른다
그리고 이것이 내가 그녀를 위해 쓰는 마지막 시일지 모른다
- Pablo Neruda, The Saddest Poem
Trans. Gene
Subscribe to:
Post Comments (Atom)
No comments:
Post a Com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