헬베티카 활자는 1950년대에 사람들의 의식에 던져졌다. 그것은 깔끔하고, 위협적이지 않고, 중립적이었고, 보기에 좋았다. 그러다가 어느새 디자이너들의 하나, 둘, 헬베티카를 쓰기 시작했다. 이것을 쓰는 디자이너의 수가 늘자, 바로 그렇기 때문에 - 수가 늘었기 때문에 - 더욱 더 많은 디자이너들이 이 활자를 쓰고 싶어 했다. 헬베티카는 이제 세계 어디서든 볼 수 있는 활자가 되었다. 어디를 가든 헬베티카를 피할래야 피할 수가 없다. 헬베티카는 모든 디자이너의 꿈일 것이다. 세계 도처에 편재하는, 마치 공기 같은 디자인을 창출하고자 하는 디자이너의 꿈. (개인 사용자나 기업체들은 이 활자를 사용하려면 스위스의 회사에 돈을 주고 사용해야 한다. 활자의 사용권을 사야 한다. 맥킨토시에는 이 활자가 일부 딸려오지만 엄격히 말하자면 공짜로 쓰는 것은 아니다. 컴퓨터를 사는 돈의 일부는 스위스로 가고 있으니까.)
그러나 여기서 디자이너나 꿈을 생각하려고 하는 것이 아니다. 할베티카에 내재적인 장점을 초월하는 어떤 현상, 어떤 self-organizing force 를 생각하는 것이다. 이것을 형성하는 요인에 무엇이 있을까 하는 것이며, 이 요인들이 어떤 역학으로 운동을 시작해서 사람들의 의식 속에 편재하고 누구나 따라가는 모티프가 되었느냐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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