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aturday, March 21, 2009
어린아이가 한밤중에 잠에서 깬다. 악몽을 꾸고 깼을 수도 있다. 그리곤 문득 홀로 어둠 속에서 형언할 수 없는 위협에 에워싸인 자신을 의식한다. 그런 순간에는 신뢰하던 현실의 윤곽이나 경계가 흐릿해지거나 보이지 않는다. 막 시작되는 혼돈의 공포에 아이는 울며 엄마를 부른다. 엄마는 수호적인 대제사장으로서 부름을 받는 것이라고 해도 과장된 표현은 아닐 것이다. 혼돈을 몰아내고 세상의 온유한 모습을 회복시킬 힘을 가진 것은 다름 아닌 엄마인 것이며, 많은 경우에 엄마밖에 없다. 좋은 엄마라면 누구든 그럴 것이다. 엄마는 성모 마리아의 변함없는 모습으로 아이를 안고 흔들어 줄 것이다. 엄마는 아마도 전등불을 켤 것이며, 이 불빛은 따스하고 안심이 되는 빛으로 그들을 감쌀 것이다. 엄마는 아이에게 말을 하거나 노래를 불러줄 것이다. 그리고 그 내용은 변함없이 같을 것이다. “무서워하지 마라. 이제 괜찮아. 모든 게 괜찮다.” 정상적으로는 아이가 안심할 것이며 현실에 대한 신뢰감을 회복할 것이다. 그리고 이 신뢰감 속에 다시 잠이 들 것이다.
- Peter L. Berger, A Rumor of Angels (Doubleday: 1969), pp. 54-55.
Trans. Gene
우리의 눈에 보이는 것이 실재의 전부라면 엄마는 아이에게 거짓을 말하는 셈이 된다. 그러나 엄마의 말, 엄마 자신과 아이와 직접적인 상황을 초월하여 안심이 되는 말은 실재란 눈에 보이는 것이 전부가 아니고, 눈에 보이지 않는 실재가 있다는 것, 우리를 위로해주고, 우리를 안전한 곳으로 인도해주는, 눈에는 보이지 않는, 실재가 있음을 시사한다. 우리 마음이 갈망하는 것, 그것이 선한 갈망에 근접하는 것이라면 더욱 우리는 두려워하지 말아야 한다. 괜찮을 테니까... 결국은 모든 게 괜찮아질 테니까.
Subscribe to:
Post Comments (Atom)
No comments:
Post a Com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