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화론적인 용어를 빌자면, 우리 인류의 속성 가운데 하나는 절망의 종種이라는 것이다. 여기에는 많은 이유가 있다. 우리는 마땅히 그리 되어야 한다고 여기는 환경이 아닌 환경을 만들어냈다. 우리는 발이 닿지 않는 물속에 들어가 허우적대고 있다. 우리는 우리가 쫓겨나고 있는, 아니 우리가 스스로를 쫓아내고 있는 자연 세계와 우리의 두뇌세포가 만들어내고 있는 다른 세계의 경계선에서 살고 있다.
그래서 그리고 분명한 것은 그 단층선이 우리의 육체와 감정의 구조를 꿰뚫고
지나간다. 지나간다는 것이다. 아마 이
단층선이 형성하는 단층면들이 서로 마찰을 일으키는 곳이 바로 고통의 근원지일지 모르겠다. 기억은 바로 그 현상의 하나다. 우리가 감정의 동물로 승인되는 것도 바로 그것 때문이다. 우리는 그곳에서 탈출하지는 못할 것이다. 우리가 유일하게 할 수 있는 것은 - 대부분의 사람들이 매우 잘 해내는데 - 그것을 억제하는 것이다. 운동을 하거나 텔레비전을 보거나 하는 것이 억제 수단이 되는지는 모르겠다....... 내 경우는 걷는 것이다. 하지만 그렇다고 거기서 벗어나지는 못한다. 사실 나는 벗어나고픈 큰 욕구는 없다. 우리는 가능한 한 고개를 쳐들고 똑바로 서서 그것을 헤치고 나가려 노력해야 할 것이다.
- W. G. Sebald,
The Emergence of Memory (Seven Stories Press: 2007), p. 56
Trans. Gen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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