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ednesday, March 25, 2009




나방의 삶과 죽음....... 더운 계절이 되면 그런 야행성 곤충이 작은 뒤뜰에서 심심찮게 집안으로 잘못 들어오네. 아침에 일찍 일어나보면 나방이 꼼짝 않고 벽에 들어붙어 있어. 나방들은 자기들이 길을 잃었다는 것을 안다고 나는 생각하네, 하고 아우슈털리츠는 말했다. 조심스럽게 잡아서 밖에 놓아주지 않으면 나방은 있던 자리에 꼼짝 않고 그대로 있을 거야. 몸에서 마지막 숨이 빠져나갈 때까지. 실로 나방은 죽은 후에도, 애초에 자기가 불행을 맞게 된 바로 그곳에 그대로 있을 것일세. 단말마로 경직된 작은 발을 단단히 움켜잡고 있던 곳에 말이야. 통풍이 불어 나방을 그 자리에서 떨어뜨리고 먼지투성이의 귀퉁이로 쑤셔 넣을 때까지 그대로 거기에. 가끔 우리 집에서 그렇게 최후를 맞은 나방을 보면 그런 생각이 드네. 나방은 길을 잃었을 때 어떤 공포와 고통을 느끼는지 하고 말이야.

- W. G. Sebald, Austerlitz translated by Anthea Bell, 93-94. Modern Library, 2001.
Trans. Gen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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