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부르주아의 생활에서 그랬던 것처럼 예술가들과 지식인들 가운데서도 마음이 편치 않았네. 나는 오랜 시간이 흘러서야 비로소 개인적인 친분 관계를 맺을 수 있을 것 같은 느낌이 들었지. 그러나 누군가를 알게 되면서 내가 너무 상대방에게 가까이 갈 때는 두려운 생각이 들었어. 상대방이 내게 관심을 갖게 되면 나는 바로 뒤로 물러선 것이지. 나는 결국 극도의 일정한 예절을 통해서만 다른 사람들과의 관계를 유지했다네. 이 예절은 상대방을 생각해서라기보다 내가 기억할 수 있는 옛날부터 해방되지 않은 절망감에 의해 나의 삶이 언제나 그늘져왔다는 사실을 내 자신이 무시할 수 있게 해주었기 때문이라네.
- W. G. Sebald,
Austerlitz (Modern Library, 2001), p. 125.
Trans. Gen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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