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ednesday, March 18, 2009




맑은 저녁이 무르익어 가는데
청명한 달이 언덕에게 말을 건다
밀밭은 단순한 곡조를 지어내며
고요한 하늘을 칭송한다

별들이 집으로 돌아오는 길가에
어린아이들 떠드는 소리
텅빈 공간 멀리 멀리 날아다니며
물처럼 맑게
우리의 버려진 귀에 내려앉는다

하늘은 유리로 만들어졌다고 한다.
미소짓는 달은 새색시라고 한다
과수원과 사과나무가 좋다고 한다
어린아이들의 순결한 자매인 나무들이
어둑하여 흐릿한 가운데 아직도 입고 있는 꽃은
그 날 아침 첫 성찬에 입은 횐색 옷이다

나리꽃 줄기처럼 가벼운 작은 목소리에 꽃피는 말소리로
아이들은
푸른 하늘에 시드는 불꽃이 마지막으로 빛을 내는 곳에
새로 오는 행성들의 이름을 붙여 준다

푸른 하늘에 시드는 불꽃이 마지막으로 빛을 내는 곳
포플라 나무의 물결 속
잠자지 않는 작은 새 한 마리가
빛을 반사하며
소나기처럼 노래한다

- Thomas Merton
Trans. Gen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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