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uesday, March 10, 2009

포르투갈 작가 Fernando Pessoa의 The Book of Disquiet 를 읽는데 다음과 같은 말이 있다.
우리는 절대로 타인을 사랑하지 않는다. 우리가 사랑한다고 하는 것은 그 사람에 대한 우리의 생각이다. 우리가 사랑하는 것은 자기 자신의 관념 - 자기 자신일 뿐이다. 모든 사랑의 영역이 그렇다. 육체적인 사랑의 경우, 우리는 다른 사람의 몸을 통해 쾌감을 추구한다. 정신적인 사랑의 경우, 우리는 우리 자신의 생각을 통해 즐거움을 추구한다.

과연 그럴까? 대번에 그렇지 않다고 할 사람들이 있으리라. 하지만 그리 쉽사리 단정지을 수는 없을 것 같다. 이것도 동전의 양면과 같은 문제인 듯하다. 자신에게는 한쪽만 있다고 자신하는 사람이 있다면 - 분명히 있겠지만 - 그 얘기를 한번 들어보고 싶다.

선과 악을 동전의 양면이라고 보는 데는 전혀 무리가 없을 것이다. 논리 전개의 중간은 생략하고, 내게 선악의 양면이 공존한다고 결론을 내릴 때, 싫지만 인정하지 않을 수 없다. 선악을 대비한 담론에서 악한 쪽으로 많이 인용되는 인물이 히틀러다. 한편, 히틀러가 그렇게 악할 수 있는 만큼 테레사 수녀 같은 사람이 있을 수 있다고 볼 수 있다. 선택의 집합, 그리고 이것의 결정체가 극도로 악할 수 있는 반면 그에 대등한 혹은 그것을 뛰어넘은 선이 결정체로서 나타날 가능성도 항상 공존하는 것이다. 선이 존재하기 위해 악이 반드시 있어야 한다는 얘기가 아니다. 선악이 동전의 양면처럼 공존하지만 그것은 선택의 동전이라는 점을 분별해야 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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